https://durumis.com/ko/@ryan-reason/untact-trend-focus-on-the-deeper-structure-of-society-1-eohen16h

1번 글에 이어서...

글로벌 음료 브랜드를 보유한 한 고객사는 지난 몇 달간 '뉴스'가 가장 무섭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예고 없이 터져 나오는 특정 지역에서의 '확진자 발생' 소식은 근처 영업점의 운영 자체를 막아버리거나 찾아오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공포와 부담으로 멀어지게 만든다. 음식점 소유주들은 개업 이후 수년간 단계별로 대표 음식의 식문화와 연결된 매장의 구조, 인테리어 그리고 주문 및 결제 시스템 등의 기술적 투자를,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기대와 요구의 변화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적용해왔다.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좋은 식사란 무엇인지 고민했고, 식자재 공급 등의 협력 업체와의 생태계를 유지 및 발전시켜 긴밀히 상호 협력해왔으며 이는 곧 그동안 각자의 비즈니스에서의 전략적 선택의 집약적 성과물로서의 현재의 매장의 모습과 연결된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해당 고객사와 지역별 레스토랑의 소유자들은 그동안 점진적으로 구축해 온 시스템의 균형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익숙했던 레스토랑의 의미와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이와 연계되어 있는 전략적 관계와 생태계가 어떻게 재정적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한꺼번에 재고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다.

물론 이외에도 이러한 '단속 평형' 수준의 변화가 수많은 다른 산업 분야와 사회의 측면으로 확장되어 있음은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스포츠 경기는 완전히 취소되거나 관중이 없이 진행이 되며, 대학교의 졸업식이 차에 탄 상태의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진행되는 괴상한 장면으로 연출된다. 또한 패션은 오랜 기간 소규모 엘리트들을 위한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지금과 같이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사회적 무대가 사라진 상황에서 이들 소규모 엘리트들을 향한 대중의 사회적 모방에 얼마나 기대를 걸 수 있을지 그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모두에게 떠오르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

과연 이와 같은 변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면 이전과 같은 정상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인가?

거대한 사회 위기는 사회 심층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도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할지 알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드러난 사람들의 행동들과 관련된 트렌드들을 참고하고 주목해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언택트 트렌드로 표현되는 자택 근무, 온라인 미팅의 가속화, 온라인 교육 및 이커머스로 연결되는 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기업의 투자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렌드들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혹은 소비자를 찾아가 앞날에 대한 개인의 감정 변화와 소비에 대한 예측을 알려달라 할 수도 있지만, 이미 사람들이 스스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걸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꽤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이는 현재의 항공업계의 붕괴를 바탕으로 당장의 해외여행의 단절 현상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사람들이 다시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때 비행기에 타지 않을 거라는 의미가 되지는 않는 것과 같다.

만약 코로나 19가 정말로 '단속 평형'의 또 하나의 예라면, 사람들의 행동 변화는 훨씬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의 행동으로 재구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과학에서는 이를 '사회 심층 구조의 변화'로 표현한다.

여기서의 '평형'은 사회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구성 요소들(정치, 경제 등)과 내부 구성원들의 활동 패턴들(인간의 경우 믿음, 가치, 규범 등)이 사회적으로 상호 협의된 심층 구조로 구성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심층 구조는 보통 대부분의 외부 변화와 위협 앞에서 저항하거나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가끔씩 기존의 구조가 무너지고 새로운 심층 구조가 진화할 때가 있다.

인류 역사는 이미 여러 번 전염병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위기가 우리 사회의 심층 구조를 변화시켜 완전히 새로운 소비자 요구, 아이디어, 가치 및 행동 변화의 기반을 만들어왔음을 보여준다.

14세기의 흑사병은 '신의 뜻'이라는 종교적 통치 도구의 한계를 드러내며 봉건주의를 무너뜨린 계기가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은 참전한 남성들의 부재로 인한 여성의 사회적 노동력의 타당성에 주목하고 가능성을 동시에 이끌어낸 방아쇠가 되었다. 9.11 테러는 불과 몇 년 만에 전 세계 항공업계의 운영 방식과 의미를 바꾸어버리기도 했다.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에서의 최고의 비즈니스 기회는 이번 위기가 어떻게 우리 사회의 '심층 구조'를 서서히 바꾸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경험하는 새로운 요구, 가치 및 행동이 어떤 맥락 속에 존재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얻게 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단기적인 대응으로 언택트 트렌드에 기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현재의 언택트 관련 투자의 의미와 가능성을 더 분명히 해주며, 집에서 업무와 일상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변화하는 고객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권한을 부여할 제품 및 서비스의 우선순위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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